신파에도 격이 있고,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은 과잉 감정을 경계하고 신파를 적절히 활용해 담백하고 솔직한 가족 이야기를 완성했다. 상업성과 작품성까지 모두 잡은, 소위 '천만 영화'의 덕목을 두루 갖춘 영화는 태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역대 태국 영화 수익 1위를 차지하며 가장 성공한 태국 영화가 되었다. 실제 이 영화를 본 전 세계 관객 수를 합하면 천만이 넘는다고.
그런 점에서 <전,란>은 <심야의 FM>(2010)을 연출했던 김상만 감독 본인의 색채보다는 각본을 쓴 박찬욱 감독의 과거작, 하층계급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 연민과 합리화로만 일관하는 상위계급의 위선과 부조리를 냉소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복수는 나의 것>의 문제의식을 시대극의 무대로 옮겨 투영한 결과물에 가까워 보인다. 벼슬을 주고 면쳔시켜 보답해야 할 의병의 공적을 역적으로 몰아 저잣거리에 목을 메다는 식으로 갚는 몰염치한 군주 선조의 뻔뻔함은 물론이거니와 대리무과시험으로 장원급제를 따오면 면천시켜준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종려의 아버지는 <복수는 나의 것>의 동진(송강호)이 물가에서 완범을 붙잡고 면전에 칼을 들이대며 "나,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 내가 너 죽이는거 이해하지?"하던 걸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제목 '어프렌티스'는 트럼프가 진행자이자 공동 제작자로 나선 TV 프로그램의 이름을 빌려온다.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서 무명의 사업가의 비즈니스 능력을 평가하고 조언을 건넸던 트럼프는 영화 속에서 로이 콘의 어리숙한 수습생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영화를 연출한 알리 아바시 감독과 각본을 맡은 정치 기자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 셔먼은 영화의 제목에 트럼프의 완성되지 못한 시절의 은유와 함께 풍자 어린 시선을 담아냈다.
요즘 선한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과거에는 능력치가 높은 사람들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내가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 좋다. 내가 힘이 될 수 있으면 함께 작업하면서 시너지가 나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신원호 감독님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할 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무엇이 진짜 행복한지를 알게 되었다. 팀원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